권영준 삼부작 세 번째 이야기 〈그리고 바다를 오르다〉 10월 17일 씨어터쿰에서 개막 

글 – 김은균(복지TV 기획PD·공연평론가)

연극 〈그리고 바다를 오르다〉가 10월 17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씨어터쿰에서 공연된다. 이번 작품은 권영준 작가의 희곡 삼부작 가운데 세 번째 이야기로 삶의 덧없음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바다라는 상징을 통해 탐구한다.

작품은 인간이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허무와 회한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내면을 서정적으로 보여준다. 일상의 소음 속에서 묻혀 있는 감정들이 무대 위에서 하나의 파도처럼 일렁인다. 작품의 제목처럼 ‘바다를 오른다’는 행위는 단순한 귀환이 아니라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인간이 자신을 마주하는 여정으로 그려진다.

이번 공연은 연출가 윤광진이 맡았다. 그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섬세하게 엮어 관객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무대는 단순한 구조 속에서도 빛과 소리의 조화로 조용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출연진은 이상구 박혁민 한정호 조혜선 최민혁 김인아다. 배우들은 절제된 대사와 섬세한 표정으로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음악은 피아노와 현악기의 서정적인 선율로 구성되어 극의 정서를 한층 깊게 만든다. 장면마다 흐르는 음악은 인물의 감정과 맞물려 무대의 리듬을 이끈다. 조명은 빛의 결을 따라가며 시각적인 밀도를 더한다.

권영준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삶이 부서지는 순간 이들은 바다에 오른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물리적 시간보다 감정의 시간을 중시하며 관객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스스로 사유하도록 이끈다.〈그리고 바다를 오르다〉는 거대한 사건보다 일상의 숨결 속에서 피어나는 철학적 사유를 다룬다. 절제된 대사와 느린 리듬이 어우러져 관객으로 하여금 살아 있음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이번 공연은 권영준 작가의 세 번째 연극이자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2025년 서울어텀페스터 선정작이다. 대학로 씨어터쿰에서 무대에 오른다.